고우리란 대체 뭘까? 액상 PCL의 정체부터 피부 속 변화까지
요즘 많이 찾는 스킨부스터 고우리가 무엇으로 어떻게 만들어졌기에 '완전한 액상'이라 불리는지, 그리고 피부 속에 들어가면 어떻게 퍼져 그물을 이루고 그 안에서 콜라겐이 만들어지는지 제조 특허와 회사 자료를 바탕으로 처음부터 풀어 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서울스마트피부과 대표원장 김민우입니다.
요즘 고우리라는 이름이 부쩍 자주 들립니다.
2025년 10월 국내에 출시된 뒤 서울에서 먼저 유행이 시작됐고 지금은 대구에서도 찾는 분이 많습니다.
얼마 안 된 제품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2021년 유럽에서 먼저 승인을 받아 해외에서 많이 쓰였습니다.
만든 곳은 덱스레보라는 한국 회사고요.
새로운 스킨부스터라니 궁금해서 찾아보면 제조사가 정리한 특징을 옮긴 설명이 주로 나옵니다.

📢 "완전한 액상 PCL이라 뭉치지 않는다"
📢 "피부 속에서 스캐폴드(지지대)를 이뤄 콜라겐을 만든다"
📢 “CESABP 기술”
이런 설명 많이 보셨죠?
그런데 읽어 봐도 별로 와닿지 않습니다.
어떤 건지 알고 싶어 더 찾아봐도 대부분 비슷한 말만 반복합니다.
상담에서 "이름은 들어 봤는데… 그래서 이게 뭐예요?" 하고 물으시는 분이 많은 것도 그래서입니다.
결론만 있고 '왜'가 없습니다.
왜 안 뭉칠까요?
왜 스캐폴드를 이룰까요?
그래서 무엇이 좋을까요?
고우리를 도입하기 전, 스스로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공부하는데 꽤 오래 걸렸습니다.
(항상 이런 식입니다. 제가 납득하고 고객분들께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어야 들이고, 권합니다. 😅)
이번 칼럼부터 지금까지 김원장이 공부하고 정리한 고우리의 특징을 하나씩 풀어 보려 합니다.
오늘은 고우리가 무엇으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피부 속에 들어가면 어떻게 되는지까지 보겠습니다.
'액상'이면 물에 녹았다는 뜻일까요?
고우리 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은 단연 '액상'입니다.
스컬트라, 쥬베룩, 레디어스, 엘란쎄 같은 기존 콜라겐 스티뮬레이터와 고우리를 가르는 결정적인 차이이기도 하고요.
저는 고우리를 설명할 때 🥛우유에 자주 빗댑니다.
왜 하필 우유일까요?
물에 무언가가 섞인 상태는 크게 셋으로 나뉩니다.
- 용액 = 설탕물 : 투명하고 가라앉지 않습니다.
- 콜로이드 = 우유 : 뿌옇지만 잘 가라앉지 않습니다.
- 현탁액 = 흙탕물 : 뿌옇고 두면 가라앉습니다.

셋을 가르는 건 섞인 알갱이의 크기입니다.
설탕처럼 분자 하나하나로 풀려 있으면 빛이 그대로 통과해 투명합니다.
'녹았다'는 건 이 상태를 말합니다.
마취주사에 쓰는 리도카인이 그렇습니다.
흙처럼 알갱이가 1㎛쯤을 넘어가면 무거워서 가라앉습니다.
스컬트라나 쥬베룩이 이쪽입니다.
콜로이드는 그 사이(1nm~1㎛)입니다.
빛을 흩뜨릴 만큼은 크고 가라앉을 만큼은 크지 않죠.
고우리는 우유와 같은 콜로이드입니다.
PCL을 물에 녹인 게 아니라 아주 작은 알갱이로 골고루 흩어 놓은 것입니다.
엘란쎄도 PCL인데 고우리는 무엇이 다를까요?
고우리도 엘란쎄도 주재료는 PCL입니다.
그런데 재료가 같아도 어떤 상태로 만들었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제품이 됩니다.
물광주사, 힐로웨이브, 필러가 모두 히알루론산인데도 쓰임이 제각각인 것처럼요.
PCL(폴리카프로락톤)은 몸 안에서 천천히 분해되는 고분자로, 의료 분야에서 오래 써 온 재료입니다.
생김새는 카프로락톤이라는 작은 분자를 레고 블록처럼 아귀가 딱 맞게 끼워 쭉 이은 줄입니다.
이런 블록이 수십에서 수백 개 이어지면 멀리서 볼 땐 낭창한 실 한 가닥이 됩니다.
이게 PCL 사슬입니다.
참고로 PCL은 물과 친하지 않아서 물에 녹지 않습니다.
엘란쎄는 이 실을 수없이 모아 뭉쳐 굳힌 실뭉치 구슬을 끈적한 CMC 겔에 띄워 놓은 제품입니다.
그럼 고우리는 어떨까요?

물과 친하지 않은 PCL 블록 줄 끝에 물과 친한 PEG 블록 줄을 꼬리처럼 이어 붙였습니다.
이렇게 성질이 다른 블록 줄을 이어 붙인 것을 블록 공중합체(block copolymer)라고 합니다.
고우리 성분을 정확히는 mPEG-PCL이라고 불러야 하는 이유입니다.
물에 안 녹는 PCL을 어떻게 물에 띄웠을까요?
덱스레보의 제조 특허에 적힌 방법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 mPEG-PCL에 물을 넣고 80℃로 데운 뒤 섞습니다. 공중합체의 녹는점과 물의 끓는점 사이 온도입니다.
- 그냥 섞기만 하면 덩어리는 가라앉고 물은 물대로 묽습니다.
- 데워서 섞으면 덩어리가 사라지고 우유처럼 고르게 뿌예지면서 걸쭉해집니다.
- 신기한 건 다시 식혀도 걸쭉한 상태 그대로라는 점입니다.

이게 무슨 뜻인지 쉽게 풀어 보면 이렇습니다.
- 데우면 깍지 끼고 있던 PCL 실들이 풀립니다. 섞는 동안 덩어리도 잘게 쪼개지고요.
- PCL은 물을 피해 안쪽으로 모이고 PEG 꼬리는 물 쪽으로 뻗습니다. 그렇게 PEG 꼬리가 털처럼 덮은 아주 작은 알갱이가 생깁니다.
- 식으면 알갱이 속 PCL은 다시 굳지만 털끼리 밀어내서 합쳐지지 못합니다.

특허대로라면 고우리는 이렇게 mPEG-PCL 미세 입자가 물에 흩어진 콜로이드 상태로 시린지에 담겨 나옵니다.
제가 고우리를 가장 흔한 콜로이드인 우유에 빗대는 이유입니다.
고우리에는 입자가 아예 없을까요?
있어 보이는 약자 CESABP도 뜯어보면 이렇습니다.
Collagenesis-Enabled Solubilized Active and Biodegradable Polymer
이런저런 수식어를 걷어 내고 남는 핵심 단어는 Solubilized polymer, 가용화한 폴리머입니다.
가용화는 물에 안 녹는 성분을 아주 작은 알갱이에 담아 물에 섞이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게 고우리의 정체입니다.
고우리 알갱이의 크기는 회사 자료 기준 0.2~0.4㎛로, 엘란쎄나 레디어스(25~50㎛)의 100분의 1 수준입니다.
눈에 보일 만큼 큰 입자가 없을 뿐 '무입자'는 아닙니다.

다만 워낙 작은 알갱이를 물에 골고루 흩어 놓았습니다.
그래서 스컬트라나 쥬베룩처럼 가루를 뭉치지 않게 물에 푸느라(수화) 고생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게 바로 '완전한 액상'이라는 말의 의미입니다.
피부 속에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요?
스킨부스터를 맞아 보신 분이라면 주사한 자리가 한동안 볼록하게 올라와 있던 기억이 있으실 겁니다.
고우리는 이 볼록함이 몇 시간 안에 가라앉습니다.
회사가 동물 피부에 식염수와 고우리를 각각 주사하고 같은 자리를 시간대별로 3D로 찍은 자료를 보면 처음 한두 시간은 고우리 쪽이 더 볼록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여섯 시간쯤 지나면 식염수 쪽과 차이가 없을 만큼 고르게 가라앉습니다.

식염수는 물이라 넣으면 금방 퍼져 나갑니다.
여섯 시간 만에 그 식염수와 차이가 없어진다는 건 고우리도 액상이라 그만큼 조직 사이로 잘 퍼진다는 뜻입니다.
넣은 자리에 고여 있지 않으니 한곳에 뭉칠 걱정이 적습니다.
콜라겐 스티뮬레이터를 맞을 때 많이들 걱정하시는 결절(넣은 것이 한곳에 몰려 단단하게 만져지는 덩어리)도 생길 가능성이 굉장히 낮습니다.
그렇다고 식염수처럼 퍼진 뒤 금방 흡수되어 없어지는 건 아닙니다.
시린지 안에서는 털처럼 덮인 PEG 꼬리가 알갱이끼리 붙지 못하게 막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피부 속은 시린지 안과 환경이 달라 알갱이가 흩어진 채로 버티지 못합니다.
퍼져 있던 PCL 사슬끼리 다시 엉겨 3차원 그물을 짭니다.
처음에 본 설명 속 '스캐폴드(지지대)'가 바로 이 그물입니다.
엉긴다고 다시 뭉치는 건 아닙니다.
넓게 퍼진 다음에 엉기기 때문에 그물이 얇고 고르게 깔립니다.
회사 자료에 실린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모식도가 이 과정을 잘 보여 줍니다.

이렇게 깔린 그물은 피부 속에서 지지대가 되어 섬유아세포를 자극합니다.
그러면 섬유아세포가 콜라겐을 새로 만들기 시작합니다.
마무리하며
그럼 이렇게 만든 고우리는 기존 제품들과 비교해 실제로 무엇이 좋을까요?
이 답을 제대로 하려면 고우리의 재료인 PCL이 왜 악당 이미지가 됐는지부터 짚어야 합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다음 칼럼에서 이어가겠습니다.
고우리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편하게 상담 문의 주세요.
서울스마트피부과 대표원장 김민우 드림
서울스마트피부과의원
대구광역시 수성구 청수로 156,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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